설악산 운해잔치를 보고오다(사진 추가).

박상기 25 10152
본격적인 촬영에 앞서 이슬을 피하기 위한 비책으로 포대를 만들어 씌웠다.동양화 감상입니다.이번 촬영산행에 처녀출전한 8*10 카메라상황이 오락가락 하는 동안 기념사진도 한 컷...신선봉에 기막힌 빛내림현상이 나타났다.폭포에서도 한 컷산행중에 만난 산객님들이슬은 이미 상밑으로 몇병이 더 쓰러지고  우리는 이미 치사량의 주님을...속초시 장사항 1번집 아주머니의 후덕한 인심 덕에 우리 두 사람은 그만 이곳에서 이슬에 전사하고 말았다. 그날의 일이 기억나지 않는다.
6월 5일 오후6시 서울 왕십리에서 세 명의 산악사진가들이 자가운전으로 출발하다.
비관적인 일기예보로 다소 희망적인 분위기는 아니었지만 운동하러 가자는 기분으로 일단 출발한다.
설악 가는 길은 멀고도 멀었지만, 재미난 얘기로 지루함을 잊은 채 오후 11시 45분 설악동에 도착하다.
짐 정리를 하고서 설악산 소공원을 출발한 시각이 밤12시10분이다.
조금은 빠른 걸음으로 산행을 시작하니 다리에 힘이 들어간다.
출발지인 설악동에서는 별들이 간혹 보이드만, 양폭산장에 도착하니 안개비가 옷속을 파고들어 마음을 바쁘게 한다.
30분 오름질 후 5분 휴식하는 규칙적인 산행으로 산행패턴을 정하고 나니
몇 번의 휴식으로 금새 희운각 삼거리에 당도한다.
신선대 아래에는 샤워를 해도 될 만큼 수량이 넘쳐나 식수가 해결되는 행운을 얻다.
신선대 도착하니 시계는 50미터도 안되고 이슬비가 옷을 적신다.
아예 촬영을 포기하고 그 이슬과 저 이슬속에서 마냥 휴식만 취하다.
토요일 오후3시를 넘어서니 안개가 서서히 걷히기 시작한다.
어느덧 시계가 확보되는가 싶더니 머리위로 파란하늘이 간간이 보인다.
이렇게 밀고 당기는 30여분간의 씨름끝에 드디어 보인다.
발아래 펼쳐진 대운해가 공룡능선을 타고넘는 장면이 시야에 들어오고사방을 다 둘러보아도 온통 운해천지, 희운각까지 운해속으로 사라지고
지척에 대청, 중청, 소청, 용아장성 그리고 공룡능선의 끝자락만 떠있다.
범봉은 머리만 보일락 말락 숨박꼭질을 해대지만 끝내 그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지 않는다.
아쉬움이라면 운해가 너무 높아 공룡능선만 보여줄 뿐이다.
세시간 동안 느긋하게 실컷 촬영하고 나니
오후 7시부터 또다시 삼라만상이 안개속으로 잠자리에 들어 시계는 또다시 50미터다.
이튿날 일요일 아침을 맞이하는 분위기가 사뭇 심상치 않다.
신선대를 중심으로 사방에 어제 오후보다 더 깔끔한 운해가 펼쳐지고그 무거운 공룡능선을 올렸다 내렸다 몇차례 반복한다.
꿈속에서나 봄직한 안개속의 희미한 공룡능선이 흑백톤으로 뇌리에 꽂힌다.
범봉보다도 더 아름다운 흑백의 세계가 머릿속에 맴돌며 떠나지 않는다.
이번에 가져간 장비는 8*10 바디와 210mm 렌즈 하나, 그리고 입사광식 노출계 한개와 반사광식 노출계 한 개 뿐이었기에 촬영에 많은 고민이 필요없다.
오로지 210mm 렌즈로 들어오는 빛의 구도와 노출만이 나의 할 일이다.
준비해간 8*10 홀더가 달랑 두개 뿐인 관계로 촬영에 앞서 비장한 각오로 임하지만, 그래도 네 컷을 촬영하고 산신령님께 잠시 운해잔치의 상황중지를 요청한다.
신통하게도 설악산 산신령님은 필름 장전할라 치면 10여분간 잠시 좋은 상황을 보류해주고, 필름장전이 끝나면 또다시 상황 재연출해주시고.
정말 마법에 걸린 듯한 상황이 계속 반복된다.
이번 촬영에는 설악산이 나의 의도대로 움직여주니 신통하기까지 하다.
이렇게 이틀간 흑백 8*10 필름 15장을 노광했다.
하산길에는 계곡 폭포사진도 한 컷씩.
이렇게 재미나게 산행하고 촬영하고 집에 돌아온 시간이 월요일 새벽 0시 10분.

관련 이미지는 준비되는 대로 추가로 올리겠습니다.
25 Comments
박민기 2009.06.08 13:36  
  고생 많으셨습니다.
모처럼의 나들이에 신선이 되어 오셨다니...

사뭇 작품이 기대 됩니다.....!
정호영/해사랑 2009.06.08 13:36  
  축하합니다.
토요일 오전 10시반 한계령휴게소에서 전화했더니만 꺼져 있더군요.
전 흘림골로 주전골로 내려 올 동안 짙은 안개속에 내려 왔네요.
운해 대박 축하드립니다^^*
이백휴/덕유예찬 2009.06.08 13:56  
  어렵게 얻은 원고 대박나길 빕니다.
모처럼 지리에 들어 술만 먹고 왔네요...
조준/june 2009.06.08 14:09  
  ^^ 선배님에 810 원고가 쌓여가는데 이상하게 제가 더 기분이 좋습니다.
김광래/당산 2009.06.08 18:34  
  산신님이 열정에 감동하셔서 운해잔치상을 차려주셨네요! 여러번 가본 곳이지만 아직도 아쉬움만 남는 곳이라 넘 부러워요! 축하드립니다!
김도호/정산 2009.06.08 19:31  
  사무국장님 문제가 생겼어요 필름을 현상하고나니 배가 더 아파옵니다.
일곱번만에 만난 상황 그 누구도 갖지 못한 상황을 만나고 나니 기분은 하늘을 날고있는데,
나는 꼭 신선봉 산행만 일곱번만에 만난 상황을 사무국장님은 단 한번에 해낸걸 보니 배가 더 아파요
거기다 8×10 그 엄청난 필름으로 담은작품은 아마도 전무후무한 작품이라고 생각하니 배가 더 아픈듯....
그냥 넘어가긴 어려울듯 ㅎㅎㅎ

함께한 설악산 산행 즐거웠고 대작 남기심을 축하드립니다. 이 추억 가슴깊이 간직하고,
약속한대로 공개는... ㅎㅎㅎ

벌써부터 다음 설악산행이 기다려집니다.
이번에는 마등입니다. 1,2주 후에 마등으로 오릅니다. 늘 건광과 행운이 함께 하시기를....
오휘상 2009.06.08 21:24  
  축하합니다.
역시 좋은상황이 될거라 믿었습니다.
설악의 상황은 손바닥보듯이 예감한터라
금요일 오후에 저도 설악에 들어갈려고 지인과 함께 상의했는데 그만 갑자기
나 혼자서 설악까진 너무먼 당신
거의 항상 혼자서 갔었는데
홀로 야간 산행이 어쩐지 땡겼는데
서울로 지인에게 전화해서 빨리 가라고 했으나 어땠는지 모르겠네요.
사진에는 안보이는데
다시한번 축하하고 조만간 조우합시다
김기수 2009.06.08 21:41  
 
 짝짝짝~!!!
 오  축하드립니다.
반상호 2009.06.09 06:50  
  설악산 좋은데를 다녀 오시고 좋은작품 얻어셨다니 축하드림니다
靑山/민경원 2009.06.09 11:35  
  사진은 안찍으시고 그림만 잔뜩 그려오셨군요 이건 정말 사진이 아닙니다
축하드립니다 아직도 구름위를 떠다니는 기분이겠습니다
이곳 땅끝에선 넘 멀어서 딱 두번바께 안가봤는데..
마등령에서 내려오며 겪은 고초를 생각하니 다시는 안가고 싶었는데
요런사진보니 갈등생깁니다. 역시나 설악은 설악입니다 ^^
조준/june 2009.06.09 11:44  
  그나;; 처녀 출전이면...

810 새로 하나 개발하신거에요?
이광래 2009.06.10 07:13  
  참으로 멋진 풍경입니다.
대박을 축하드립니다.`~~
안길열/강산에 2009.06.10 11:28  
  아름다운 풍광을 담아 오심을 축하드립니다.
올 봄에는 산정에서 뵙지 못하고 여름에 들었습니다.
후 기회가 있겠지요?
윤경수/엔제로 2009.06.17 12:15  
  정말 장관입니다.
부러운 장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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