큠뷰 히말라야-12
컨텐츠 정보
- 2,058 조회
- 3 댓글
- 목록
본문
12일차-4월 11일/팡보체-텡보체-풍키텡가-남체
고도체험
어제 저녁 룸메이트인 윤형이 준 수면제 하나를 먹고 7시 20분 경 잠자리에 들었는데 잠이 깨니 4시 20분이다. 무려 9시간을 한 번 깨지도 않고 숙면을
한 것이다.
행복하다.
그야말로 몸도 튼튼 마음도 튼튼이다.
쾌청한 아침. 어제 하루 종일 하늘을 덮었던 두터운 구름은 밤새 모두 사라지고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하늘이 되었다.
새벽부터 삼각대와 카메라를 들고 햇살이 찾아드는 캉테가와 탐세르쿠를 촬영했다. 탐세르쿠는 마지막까지 이쁜 짓을 골라서 한다.
놀라운 사실은 삼각대와 카메라와 렌즈 등을 들고 롯지의 앞산을 뛰어올라도 조금도 숨이 차지 않는다는 것이다. 불과 하루 전인 고락셉에서만 해도 상상도
못할 일이다. 그 고도에서 이렇게 뛰어다녔으면 난 쓰러졌을 것이다. 그런데 고쿄에서 촐라패스 그리고 다시 고락셉과 칼라파타르를 거치며 고지대에
적응된 몸이 저지대(그래도 3,930미터나 되지만)에 내려오니 이렇게 달라진다. 이러니까 운동선수들이 고지대에서 훈련하고는 내려와서 시합을 한다는
것인데 고도 1,200미터의 차이가 이렇게 큰 줄을 체험으로 알게 되었다.
탁족(濯足)
아침을 먹고는 느지감치 08:50분에 출발했다. 출발하자마자부터 멀리서 손짓하는 콩데(Kongde 6,087m)를 향해 셔터를 누르기 시작했는데 전경과
중경이 달라지면서 계속 찍게 되었다. 하산 길에 이렇게 사진을 많이 찍게 될 줄은 몰랐다. 지도에서 이름을 찾아볼 새도 없이 계속 셔터를 눌렀다.
축복 받은 날이다.
10:06 텡보체에 도착했다. 텡보체엔 쿰부 최대의 티벳사원이 있다. 먼저 온 일행들은 여기서 쉬면서 사원 안에 들어가 구경도 하고 시주도 했다.
바쁘게 주위 풍경을 촬영한 후 다시 하산 길에 들어섰는데 기(氣)박사라는 애칭이 붙은 기 모 씨와 동행하게 되었다. 이젠 시간이 충분하니 남체까지는
촬영도 걷는 것도 좀 더 여유롭게 가고 싶어 풍기텡가로 나려가면서 기 박사에게 우리 히말라야 계곡물에 발 한 번 담그고 가자고 제의했더니 아주 좋다며
거창하게 탁족(濯足)을 하자고 한다. 열흘도 넘게 씻지 않은 발이지만 꼭 발이 더러워서 씻자는 것 보다 내가 사는 식의 ‘추억 만들기’ 차원에서 그렇게
하고 싶었던 것인데 혼자가 아니라 죽이 맞는 공범이 생겼으니 거칠 게 없다. 출렁다리 아래의 계곡으로 들어가면서 공중의 다리를 지나는 야크들을
카메라에 담는 행운도 얻었다.
풍기텡가의 계곡물은 쿰부 빙하와 마칼루쪽의 빙하가 녹은 물이 합류한 것이다. 이 계곡물은 고줌바 빙하가 녹은 물과 남체에서 다시 합류해서
두드코시를 이룬다.
우린 배낭을 벗고 신발과 양말도 벗고 계곡물에 발을 담갔다. 그리고는 ‘으아~~!!’ 비명을 질렀다. 아무리 빙하가 녹은 물이라고 해도 흐르고 흐르면서
순화되었을 줄 알았는데 차가운 정도가 아니라 통증이다. 도대체 몇 도나 되는 물일까. 물이 차도 어떻게 이렇게 찰까. 흐르는 찬 물은 얼음보다 더 차게
느껴진다. 냉기의 전달이 얼음보다 훨씬 빠르기 때문이다. 그래도 우린 다시 물에 발을 담갔다. 그리고 그 동안 고생한 발이 고마워 카메라로 사진을 찍었다.
얕은 곳은 우윳빛 깊은 곳은 옥빛인 히말라야의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그 말 못할 노고에 감사했다.
네팔 공작새
텡보체에서 사나사로 가는 길은 산길을 오르고 내리며 힘든 코스인데 길이 온통 흙먼지 투성이다. 그 흙먼지도 아마 반은 야크똥일 것인데 숨을 쉬면서
내 몸 속에 그런 먼지가 한 되는 들어왔을 것 같다. 다음에 누군가 내 곁에 와서 무슨 똥냄새가 난다면 그게 바로 야크똥 냄새라는 걸 미리 말해두고자 한다.
사나사에서 점심을 먹고 남체로 가는 도중 기 박사 덕분에 다시 공작새를 보고 카메라에 담을 수가 있었다. 5일차(4월 4일)때 몽라로 가다가 본 새가
공작새가 틀림없다. 처음 한 마리를 발견하고 접근했으나 도망가 버렸는데 기 박사가 공작새는 두 마리가 산다면서 분명히 한 마리 더 있을 거라며 찾더니
정말로 또 한 마리를 발견했다. 정말 기 박사가 박사는 박사다. 처음엔 먹이를 찾는지 부리로 바닥을 쪼기도 하더니 우리가 가까이 가자 날아가 버렸는데
미리 준비하고 있다가 나는 순간에 셔터를 눌러 촬영했다. 모습을 보니 전에 본 새와 같은 걸 알 수 있었다.
공작새는 늘 동물원의 철창 안에서 어슬렁거리는 것만 봤지 야생에서 먹이를 찾고 멋진 비행을 하는 건 처음 봤다.
소주파티
모두 무사히 남체에 도착했다. 아직도 일정은 남았지만 저녁엔 소주파티가 있었다. 모두들 힘든 과정을 무난히 거친 자랑스러움과 행복이 넘치는 표정들이다.
혜초에서도 우리의 이 트레킹 상품은 처음 출시한 것이고 우리는 말하자면 이 상품의 1기생인 셈이다.
나도 소주를 몇 잔 했다. 기분 좋은 하루였고 마음에 드는 사진도 얻었다. 이제 내일이면 루크라까지 걷고 실제적인 트레킹은 모두 끝난다.
모두 한 마디 씩 하는데 경북도청에서 근무하는 주근호 씨의 이 말에 나도 동감한다.
“돌아가면 주위 사람들에게 꼭 이 코스를 밝아보라고 권하겠습니다. 그러나 두 번 다시는 가지 말라고 하겠습니다.”
팡보체의 아침-1
팡보체의 아침-2
남체를 향해 걸으면서 만나는 풍경

이 사진을 찍으려고 사람과 야크들을 기다리느라 일행들에게서 많이 떨어졌다.
티벳 불교 사원이 있는 텡보체에서 만나는 풍경
3,4번 사진-왼쪽부터 에베레스트 로체 그리고 아마다블람이 보인다.
히말라야의 계곡물에 발을 담갔다.
풍기텡가에서-

여기서 패러를 타는 사람이 있다.
부럽다...!!
야생의 공작새를 담았다.







